부산지부 역사교사모임

[기자회견문] 2026학년도 공립고등학교 학급수, 교사 정원 감축 계획 중단하라!


[기자회견문]

 

2026학년도 공립고등학교 학급수, 교사 정원 감축 계획 중단하라!

 

최근 부산시교육청은 내년도 공립 고등학교의 학급 중 14개 학급, 교사 중 44명을 감축한다는 <2026학년도 공립 고등학교 교과교사 배정()> 계획을 공문으로 시행했다.

 

교육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6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2025학년도에 비해 2,500여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500여 명에 대해 학급당 학생 수 25명 기준으로 산출하면 100학급이 증설되어야 한다. 하지만 부산시교육청은 고등학교 학급수를 감축하여 2026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학급당 학생 수를 증가시키겠다고 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내년도 부산의 모든 국··사립 고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2.3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28명이 넘는 과밀학급은 학생들의 몰림 현상이 있는 학교로 더 많은 증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최근 3년간 부산시교육청은 공립 중·고등학교의 교사정원을 지속적으로 감축해 왔으며, 공립 고등학교는 3년간 누적 183, 공립 중학교는 2년간 누적 121명 감축 또는 감축 예정이다. 학령기 인구가 감소한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감축해왔지만 교육통계에 따르면 중등 학령 인구는 향후 수년간 감축되지 않는다. 학생 수가 앞으로 감소할 것이니 학급수와 교사 정원을 일정 비율로 감소해 나가야 한다는 계획은 공교육을 강화해야 할 교육부와 교육청이 해야 할 역할이 아니다. 더구나 국회 교육위원회가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한 반 학생 수가 28명을 넘는 과밀학급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도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과밀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의 고충은 크다. 학령기 인구를 기준으로 교사정원을 단순 감축하는 것이 어떤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교사 수가 줄어들고 학급당 학생 수가 많아지면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한 교사가 담당해야 하는 수업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학교를 운영하는데 업무량이 정해져 있어 교사 수가 줄어들면 당연히 교사의 수업량, 업무량은 늘어나게 된다. 교사들이 수업을 내실화하고 학생 교육에 열의를 가지기란 쉽지 않다. 다양한 배경과 학습 스펙트럼을 가진 학생들에게 학생 수준에 맞는 개별화 교육은 꿈꾸기 힘들다. 학교에 요구되는 학습적 역할뿐만 아니라 상호 존중, 배려의 교육은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는 공교육의 주된 교육의 방향이다. 줄어드는 교사수, 늘어나는 학급당 학생 수로는 이러한 생활교육은 힘들다.

 

전교조부산지부는 교사 정원을 배정하는 교육부와 교사 정원을 최대한으로 확보하고자 노력해야 하는 교육청이 교사 정원 문제를 방어적으로 풀어나가려고 하지 말고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부산시교육청은 교사정원 확보를 위해 정부 당국에 적극 요구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교육청 자체의 특단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전교조부산지부는 학급당 학생수 상한제, 학급수에 따른 교사정원 확보 기준을 법제화할 것을 요구한다.

학급당 학생 수를 평균이 아니라 상한으로 적용하여 학급을 편성할 것을 요구한다. 현재 과밀학급이 있으나 그 지역의 평균 학급당 학생 수가 낮다는 이유로 과밀학급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따라서 평균의 개념이 아니라 유아 14, ·중등 20, 특수 학교급별로 3~5명 상한제로 학급을 편성할 것을 요구한다.

학급당 학생 수로 편성된 학급수에 따라 교사 정원을 확충하고 배치하여야 한다. 지금처럼 먼저 감축된 교사 정원을 가지고 학급수를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학생 수 상한제로 학급수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교사 정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교사 정원 확충 기준을 법제화하여야 한다. 현재는 교사정원 기준이 법제화되어 있지 않아 교사 정원이 어떻게 산출되는지 알 수 없다. 교육부에서 내려주는 대로 받고 교육청은 그에 따라 기계적으로 단위학교의 교사 정원을 일괄 감축하고 있다. 교사 정원 산출 기준을 법제화하여 안정적인 교사 정원을 확보하고 백년지대계인 교육의 질을 최우선으로 하여 교사 정원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전교조부산지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부산시교육청은 일률적인 학급수, 교사정원 감축 계획을 중단하라!

1. 더 이상 줄일 교사가 없다! 부산시교육청과 교육부는 교사 정원 확보하라!

1. 국회는 학급당 학생수 상한제, 학급수에 따른 교사정원 확보 기준을 법제화하라!

 

202591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

 

 

< 현장발언 : 학부모발언>

 

안녕하십니까.

저는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최근 발표된 교과 교사 정원 감축 소식을 접하며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제 자녀의 학교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 환경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교사의 수는 곧 우리 아이들이 어떤 교실에서, 어떤 환경 속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지를 결정합니다. 내년, 2026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올해보다 무려 2,500명 이상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급 수는 오히려 18학급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단순 계산만 해도 내년의 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는 올해보다 학생이 2명 이상 더 늘어나게 됩니다. 지금도 교실이 답답하다라고 호소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앞으로 더 많은 학생이 한 교실에 모여 수업을 듣는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이들에게 더 넓고 쾌적한 교실, 충분히 숨 쉴 수 있는 배움의 공간을 제공해야 하지만, 지금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부산의 공립 중·고등학교 교사 수는 180명 넘게 줄었습니다. 교사가 줄어들면 수업과 생활지도의 부담이 커지고, 개별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살피는 데 분명한 한계가 생깁니다. 이미 현장의 목소리는 심각합니다. 중학교 교사들은 수업시수가 크게 늘어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고, 고등학교 교사들은 고교 학점제 도입 이후 여러 학년, 여러 과목을 동시에 맡아 수업지도는 물론, 평가와 생활기록부 작성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과부하 속에서 교사의 교육 역량은 온전히 발휘되기 어렵고, 결국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의 안전일 것입니다. 교사가 줄어들면 학교폭력 사안을 사전에 발견하고 예방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며, 사안이 발생했을 때에도 충분히 대응할 인력과 전문성 부족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 교권침해와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안전한 학교 환경을 지키는 데에도 큰 걸림돌이 되며,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학부모로서의 바람은 단순합니다. 정부와 교육청이 학생 수를 단순한 숫자로 보지 않고, 아이 한 명 한 명의 배움과 성장을 중심에 두고 정책을 세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학급은 통계 속의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삶의 공간입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안전하고 따뜻하게 지켜주는 존재가 바로 교사입니다.

 

부산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지침을 그대로 받아 교사와 학급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부산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사 정원 감축 정책을 재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숫자가 아니라 아이들의 삶을 기준으로 정책을 세워 주십시오. 또한 교사의 희생을 전제로 한 정책 추진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불편과 피해가 가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어렵다, 안된다, 어쩔 수 없다 하지 말고, 안되면 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다른 지역의 모범적 대안을 참고하고,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등 다각도로 방안을 마련해 주시기를. 학부모로서 간절히, 그리고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